#4. 2008년, 그해여름은 뜨거웠다.
인간오세정(~2015상반기)

2008년, 그해 여름은 뜨거웠다. 

나 개인적으로도 뜨거웠고, 이 업계도 뜨거웠다. 


먼저 전체적으로 당시의 업계에 대해 떠들어 보자면...


뭐 많은 사람들이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 소셜미디어가 뜨고 어쩌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내가보기엔 2008년이 가장 HOT하지 않았나 싶다.(이때의 핫함은 이걸 비즈니스로 돈벌이가 아주 활발해졌다는것이고, 2012년의 핫함은 페이스북 앱개발과 운영으로 또 다른 비즈니스가 열려서 라고... 그렇게 추정하는 바이다) 어쨌든 간에 그전부터 뭔가 스물스물하던 이놈의 '소셜로 뭔가 벌어먹기위한 비즈니스'가  2008년부터 폭증했던것 같다. 


'소셜'관련 행사(지난번 말했던 비즈니스 블로그 서밋도 그렇지만)에 가면 마치 이것은 종교집단과 같았다. 

"보라!! 이전것은 지나갔으니 새것이 왔도다!!"식의 '소셜미디어'라고 부르는 것이 엄청난 영향을 줄거라는 전도사(?)들과 추종자들이 많았다. 나도 추종자중에 하나였지만서도...


사실 이 '소셜'이란게 뭐 그렇게 대단한건 아니다. 

아주 이전부터 웹이라는것은 인간이 더 편하고 싶고, 더 공유하고 싶고, 참여하고 싶고, 개방하고자 하는 니즈를 구현하려고 무던히 애쓰던 곳인데, 어떤놈이 (그게 미국의 오라일리려나...) 이정표를 딱 세운것이다. 웹2.0!!! 여기서부터 웹2.0이다!!! 알겠느냐!! 이런 세외무공과 그를 추종하는 미쿡의 고수들은 디지털마케팅이니 소셜미디어마케팅이니 용어들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성공의 증거로 델이나 자포스나 등등의 사례들을 쏟아내었다. 


우왕~! 신기해신기해~! 우리나라도 곧 저 바람이 불거고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에도 활용을 해야겠지! 응? 그래서 지금은 이놈의 '소셜'이 붙은걸로 어쨌든 이 업계가 만들어지고 돈벌어먹고 있긴 한데, 누군가 우리나라에서도 이 비즈니스 파이를 크게 키우기 위해 노력한 선구자 같은 사람들이 있다 이거다. 지금이야 온라인에서 누군가를 까기도 쉽고 비난하기도 쉽지만 뭐랄까 이 업계에서 돈벌어먹는 인간들이라면 이 사람들은 까면 안된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어쨌든 그것은 자기이익을 위해서건 대승적인 이 비즈니스를 위해서건 어쨌든간에 돈이되게 만들었으니까...


약간 시기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어쨌든 내가보기엔 태터엔미디어를 중심으로 했던 한국블로거산업협회나 글로벌 PR에이전시의 선수들이 그런일들을 많이 하지 않았나 싶다. 태터엔미디어는 거의 국내최초로 파워블로거라고 부르는 파트너 블로거들을 거의 싹쓸이 하다싶이 해서 블로그로 비즈니스가 된다는걸 시작했었고, 글로벌 PR에이전시의 선수들은 세외무공의 영향을 받아 벤치마킹하거나 교육을 받고 우리나라에 전파시킨 일이 크다. 게다가 원래 이 PR쪽이란게 언론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어있어서 관련 인터뷰도 많이 진행했던것도 큰 것 같다. 


그리고 그때부터 이 업계에 기초내공이 다른 여러군데의 문파들이 난립하게 되는것이다. 

'소셜'이 돈이 안된다(요즘에 와서 많이 느끼는거긴한데...)고 생각하는 웹에이전시들은 콧방귀를 끼었고, 이게 돈이 된다고 생각하는 업체들은 다 들어오는것이다. 웹에이전시, 바이럴마케팅업체, PR에이전시, 광고회사 등등... 당시만해도 뭔가 다른 내공을 쌓고 업계에 접근하는 타문파의 사람들은 조금 색안경부터 끼고 배척(?)하는 경우도 흔했다. 그 이유가 워낙 당시에는 업계의 파이도 작았고, 선수들도 적었기 때문이다.(왠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으니까) 


지금도 그렇지만 이건 꼭 한국 기독교랑 비슷하다.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등등 교리가 약간은 다른 교단들이 있다. 뭔가 찜찜하긴한데 그래도 예수그리스도를 믿는 하나의 목적은 같다는 것인데... 이 업계도 그렇다. 뭔가 베이스가 다른 곳에서의 사람이나 단체등을 인정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지금은...2013년엔...어느정도 다 서로서로 인정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있는것 같다. 물론 완전 이단식으로 몰리는 경우도 있다. 뭔 협회만들어서 자격증 주는 사람들을 거의 이 업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는 듯.... 뭐 난 잘 모르겠고 그것도 능력이라고 본다. 다만 남의 책을 베끼거나 하는 그런건 아니겠지만....암튼...언젠가 이부분은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겠다...


암튼 PR쪽 업계에 초점을 두자면...미쿡에서는 디지털 PR이라는 이름으로 PR에이전시에서 많이 리드를 했던것 같고, 포장을 잘하는 PR맨들이 여러가지 사례들을 만들었다. 당연히 국내에 있는 글로벌 PR에이전시들은 그런 것들을 먼저 접했고, 대한민국에도 이런 비즈니스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나보다. 그때 당시 옴니컴그룹의 도모컨설팅과 플래시먼힐러드, 그리고 에델만등이 국내에서도 이런 비즈니스를 활발히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때 나는 멀하고 있었나?


2008년 봄에 나는 이직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전에 온오프라인PR을 병행했는데, 역시 온라인만 죽어라 파야겠다고 생각을 한것이다. 

그런데...그런데가 없다. 사실 당시에는 취업하기가 매우 힘든것이 '소셜'이라는 말이 붙은 것만을 전문으로 하는데를 PR에이전시에서 찾았는데 없다. 없는것이다. 제기랄... 


잡코리아나 사람인에서 '소셜미디어'가 아닌 '소셜'으로만 검색해도 없는것이야...;;; 

그래서 그때 쥬니캡님하에게 징징댔었고, 그 뒤 쥬니캡님이 썼던 포스팅이 이거다.


http://junycap.com/409


저 맨앞에 나오는 업계 후배가 나다. (아마도...)


그때를 기억하면 지금은 정말 많이 달라진 상황이긴하지만 저때는 정말 그랬다. 

뭔가 '소셜미디어'를 파고 싶은데, 이건 팔 회사가 없는 상황인것이다.


어차피 나는 쥬니어고, 멋있고 아름다운건 이미 이 업계의 선배들이 폼나게 하고 계시니 나는 저 밑에서 실무나 닦으며 열심히 굴러야 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구를곳이 없는것이야!!! 태허무령심법(PR)을 기초내공으로 하면서 하는데가 이렇게 없었다니!!!


좀 뒤져보다 역시 안나오길래 나름 짱구를 굴려서 생각한게 이거였다. 


'일단 PR에이전시에 들어가서 (겁나게 하기 싫었던) 언론홍보를 하면서 지내다보면 분명 온라인쪽에 니즈가 생기는 기업들이 요구를 할테고 그때 내가 그 일을 받아서 해보자. 언론홍보 70%, 소셜미디어 30%면 아리가또다!!'


그래서, 어떤 PR에이전시에 면접을 봤고, 입사가 결정이 된 상황이었다. 


여기서 종나 생각지 못한 일이 발생하는데, 난생 처음 든는 샤우트코리아라는 곳에서 전화가 온것이다. 

난 이력서를 낸적이없는데? 뭐지? 라며 전화를 받았는데 면접을 보자고 하는것이다. 

그래서 됐다고 다른데 붙었다고 하고 끊었다 .


근데, 여기서 또 쥬니캡이 전화가 온다. (너무 자주 등장하는구만...)

그러면서 적극 추천을 하는 것이다. 지금 보면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쥬니캡한테 이야기가 간건가? 암튼, 


"너 샤우트에서 전화받았지?"


"네"


"너 거기가 거기가 웨거너애드스트롬이라고 글로벌 에이전시하고 제휴관계라 디지털PR관련해서 많이 배울 수 있을거야"


제기랄... 나의 성격과 맞지 않게 다시 전화를 했다. 

그리고 면접을 보고 싶다고 했다. 진짜 창피했지만...

나한테 맨 처음 전화가 왔던 사람 그리고 내가 다시 전화해서 면접을 보겠다고 한 사람. 이 사람은 지금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부사장으로 있는 송동현 차장(당시에 샤우트 차장)이었다. 


암튼 실무면접과 대표면접까지 총 3번의 면접을 봤다. 와...무슨 에이전시가 면접을 세번이나봐...;;


사실 샤우트코리아라는 이름은 그때 처음 들었는데, 쥬니캡의 적극추천과 디지털PR만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문이 자동문(난 PR에이전시 문이 자동문인데를 그때 처음봤다;;;) 이라는 이유로 입사결정!!! 유유유유~



하지만 뭔가 걸리는게 하나 있었는데...


3번의 면접을 보면서 일부러 나는 '소셜'이라는 단어를 많이 썼는데, 그쪽에서는 한번도 '소셜'이란 말이 나온적이 없고, 오히려 '바이럴'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었다는것. 하도 궁금해서 "샤우트의 바이럴마케팅 모델은 뭔가요?"라는 나의 질문에 당황하던 부장님의 얼굴이 뭔가 께림칙하긴 했다. 


암튼 그렇게 2008년 6월의 마지막날, 단 하루만에 그만두려고 했던 샤우트코리아에서 버라이어티한 생활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