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무림초출, 추억의 '비즈니스블로그서밋'을 아시나요?
인간오세정(~2015상반기)



2008년 6월 25일, '2008 비즈니스 블로그 서밋'이라는 행사가 열렸다. 

지금보면 다들 눈치챘겠지만 '소셜'이란 단어가 없이 '비즈니스 블로그'라는 단어가 나온다. 그때는 그랬다. 블로그 뿐이었다. 조금은 다른 이야기지만 이 행사는 지난해(맞나? 지지난해였나?) 위대한 철산초속님이 '전국블로거노래마당'(이건 엄청난 행사였다!! 나중에 자세히 다뤄야지!!) 사례로 발제를 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진행되지 못했다. 뭔가 행사 이름이 바뀌거나 해야겠다. 트렌디하게 '소셜' 어쩌고...식으로다가...


암튼, 당시에 나는 '샤우트코리아'(지금은 웨거너 애드스트롬과 합병했다지? 이건 다음편에서 자세히~)의 입사를 앞두고 있었다. 다시말해 백수였다. 버는돈이 없는 상황...내가 당시 유일하게 친분이 있던 화경의 고수 '쥬니캡'님은 이 행사를 소개하면서 무료이벤트가 열린다고 하는것이다. 자기가 추천하는 기업블로그를 블로그에 포스팅하고 트랙백을 날리라고 하던가...? 그래서 내가 썼던 글이 이거였고 한국블로거산업협회 블로그에서 뽑혔다는 공지가 이거였다. 이 한국블로거산업협회에서 공지글을 쓴 사람이 저 유명한 '꼬날'누님이었는데, 이때 이누님이 '철산고속'으로 공지를 해서 댓글로 '철산초속'이 맞냐고 내가 물어본적이 있다. 그 댓글이 지금도 남아있다. 이때부터 이 누님은 내 안티임이 분명하다. 최초의 '철산고속'드립은 '꼬날'님이었다. 


여기서 잠깐 '꼬날'이라는 위인에 대해 평가하자면, 이 누님 역시 화경급의 고수고 외공에 강한 고수다. 전통적인 PR경험뿐아니라 온라인 경험도 풍부한데, 문제는 실제적으로 이 누님이 손을 대면 다 성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난 이 누님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이론과 실무가 뒤따르는 이 업계에 몇 안되는 내공과 외공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고수다. PR인을 꿈꾸는 인간들이라면 내가 판단하기에는 가장 훌륭한 롤모델이 아닐까 한다. 이상한 사람들 만나러 다니지 말고 이 누님을 귀찬케하시라...실제로 이미 스타트업기업들의 마이다스의 손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누님은 그냥 혼자 다한다. 기자도 만나고 소셜도 하고 바이럴도 하고 온라인도 하고... 암튼 다한다. 말만하는 수많은 사짜고수들이 아니라 진짜다. (너무 칭찬했으니 그만해야겠다...어쨌든 나한테 '철산고속'이라고 했다)



다시 돌아와... 그렇게 나의 무림초출이 시작되었다. 

그때 그곳에서 알던 사람은 '쥬니캡'님과 '조씨황'(지금은 황코치)님이었다. 조씨황은 당시 에델만 부장이었던 쥬니캡님하와 같은 회사를 다녔기 때문에 패키지로 왔던 성향이 있었고, 당시에는 화경급은 아니었다. ㅋㅋㅋ


행사장에 겁나 일찍 도착했던 기억이 난다. 맨처음 인사했던 사람은 인포에서 이것저것 준비하던 '꼬날'누님이었다. 하아...꼬날의 좌충우돌 PR...이런 블로그를 운영하던 블로거이자 이 업계의 사람을 처음 오프라인에서 보니 신기했다. 무엇보다 제일 신기한건 사람들이 나를 '철산초속님~'하고 부르는 것이었다. 솔직히 이게 적응되기 까지 되게 오래걸렸는데, 무슨 온라인게임 길드모임에 와있나... 싶은 생각이 들정도로 처음에는 오글오글했다. 물론 나중엔 '오세정'이란 이름을 잊어버릴 정도였지만...


맨앞에앉았다!

난 배우고 싶었고, 연구하고 싶었고, 업계의 선수들이 뭘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었으니까!

근데 솔직히 별로... 그닥... 뭐 확...와 대단하다...이런건 없더라. 거의 모든 이 업계의 사람들이 그런느낌을 많이 받을거다. 이런 세미나비슷한데를 가면... 그래서 처음엔 좀 듣다가 나중엔 나가서 놀고, 사람들이랑 인사하고 그랬다. 원체 소심한 성격이고 낯을 가려서 내가 먼저 막 인사를 하진 않았다. 


그러다 먼저 나에게 인사를 건넨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바로...




이 인간이다. 조상래...시앙라이...

지금은 플래텀 대표로 있는 조대표님이긴한데...ㅋㅋㅋ

웹서비스기획자가...근간이라고 해야할까나...어쨌든 내가 있던 PR문파랑은 다른 베이스에서 나타난 인간이다.


당시에 나는 이 블로그를 통해 몇몇 사람들과 나름대로의 소통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었다. 이것이 가능한것이 그때 당시에는 이 업계에서 PR이나 기업블로그(소셜은 아직 먼이야기...)를 주제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사실 나는 어쩌면 먼저 했다는 이유로 단지 운이 좋았을뿐이고, 그 운을 가지고 운좋게도 많은 무림의 고수들과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시점이었다. 


'시앙라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이자가 나에게 슬쩍 다가와 명함을 주며 하는말이...


'제가 풀반장이에요~' 


라고 하는것이다!


두개에 놀랐다. 

하나는, 이 인간이 나보다 어리다는것, 

하나는, 풀반장이 대행이었다니!! 라는 것, 


그때 당시에는 기업블로그가 다 내 손바닥 안이었다. 별로 많지도 않았고, 조금 이름있는 기업에서 하는 기업블로그는 다 구독하고 있었으니까... 그중에 풀무원블로그가 있었는데, 풀무원블로그는 '풀반장'이라는 닉네임의 가상의 운영자를 만들어서 운영하는...당시에는 꽤 잘나가는 기업블로그였다. 아씨... 근데 그 '풀반장'이 대행이었다니!!! 으응!!! 에이전시가 이런건가... 라는 생각도 들고, 나의 업계지식의 짧음도 들고... 왠지 '풀반장'은 그 회사 대리정도 되겠다 생각했는데 속았다는 생각도 들고...그랬다... 그래도 뭐 '시앙라이'가 나보다 어리다는 충격보다는 크진 않았지만...


이때 만나던 사람들 중에 제일 웃긴건 당시에는 별로 친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 온라인상에서 존대하고 챙겨주는 사이다가 지금은 친해져서 말놓고 편하게 지내는 경우가 되게 웃긴데, 예전 글들보면 그런 웃긴댓글들 되게 많다. 뭐랄까 서로 친해지려고 좋게좋게 댓글을 달아주는 그런...오글오글한 가식적인 댓글들? 시앙라이도 그때는 그렇게 댓글달고 놀았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하나... 블로그도... 분명 소셜네트워크의 기능이 있다.



사실 2008년 비즈니스블로그 서밋에서는 화경급의 고수 3명을 만났는데, 쥬니캡, 태우, 그만님하들이었다. 

이 3명을 동시에 오프라인에서 보니 무지하게 신기하더라고, RSS리더기로 블로그 글이나 읽고 연구하다가 오프라인에서 얼굴보니 어찌나 신기한지...


'태우'... 이 사람이야머...두말하면 잔소리... 당시에 거의 현경급이었던 기억이난다. 아마 제일 유명하지 않았나 싶다. 누군가 '미코노미'책을 가져와서 저자한테 사인받는답시고 사인받는걸 보면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정확히 어떤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진 모르겠네...개인적으로 팬이다. 독실한 크리스챤인것도 그렇고, 영어도 잘하는것도 그렇고... 쳇


'그만'... 캬하... 나름 나에게 여러가지 영향을 준 사람이다. 좀 후에 현재는 INR에 있는 윤신철차장님이랑 셋이 한번봤었는데, 그냥 지나가면서 그런말을했다. "젊었을때는 그냥 하고싶은것 배우고 싶은것 하러 막 이직하고 그러는거라고..." 아....놔...그 말이 자꾸 나를 합리화하면서 난 결국 이직전문가가 되버린것이다... 쳇... 근데 개인적으로 뭐 따로 막 만나거나 그러진 않지만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다. 음...일단 유시민처럼 말을 잘한다. 시원시원해... 난 달변가들이 좋더라고.. 그리고 결정적인 한방은 이 비즈니스블로그 서밋행사에서 "기업CEO가 의지가 없거나 남들이 하니까 블로그를 운영하려고 한다면 안해도 된다. 굳이 할 필요없다"라는 말을 한것이다.


냐하하하... 이게 왜 중요하냐고?

사실 나도 이때 '소셜'(아니구나....이때는 아직 소셜이란 말이 나오기도 힘든시절...)로 먹고 살기 위해서 이 업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려고 한 상황이긴하지만 이 2008년 비즈니스블로그 서밋은...마치 무슨 광신도들의 모임일것 같았다규!!!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뉴미디어'가 기존의 '미디어'들을 잡아먹을거라는 확신이 있는듯한 사람들의 모임같았다이거다. (지금도...앞으로도 소셜이 메스미디어를 앞서나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본다.) 그런와중에 마지막 패널토의에서 저런말을 한것이다. 깔깔깔... 다들 기업은 블로그를 해야한다!! 라고 말하는데 ㅋㅋㅋ 아 저 통쾌함. 이게바로 호연지기...


이 3명의 화경급 고수를 보고 내가 무슨생각을 했냐고?


'나도 저사람들 처럼 되야지!!" 아니다...ㅋ 

난 게으르고 낙천주의자이자 자기분수를 아는 인간이기 때문에 절대 내가 저사람들 처럼 되지는 않을거라는 확신!!!! 이 있었다. 그냥 대단한 사람들...나랑은 다른 사람들...이라는 생각뿐이었다. 내가 들었던 생각은 딱 하나다. '연예인 보는 기분' ㅋㅋㅋ 암튼 무림초출로...처음으로 이 업계 사람들이 모이는 오프라인에 나가봤는데 진짜 신기하긴 하더라고... 


추가로 조금만 더 양념을 치자면...이게 맞는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업계에 많은 후배들이 브랜드가 잘 만들어진 선수들을 보고 자신도 그렇게 되야지 하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물론 목표가 있는건 좋은거겠지만) 의도적으로 만들려고 해선 잘 되지 않을거다. 이미 그들은 오랜시간 쌓아온 브랜드가 있고, 경험이 있는것이다. 그냥 모든건 흘러가는데로 자기 향기와 실력에 따라 만들어지는게 아닌가한다. 


사실 이때 당시 쥬니캡님이 날 생각해서 '너도 니 브랜드를 전문가로 만들어가라' 라고 했는데, 그게 사실 굉장히 부담이 되었다. 난 전혀 그런 위인도 아니고 그렇기가 싫었다. (조만간 한번 자세하게 다뤄야겠군!! 제목은 '내가 쥬니캡이 싫었던 시절' 정도? 후후후)


여하튼 간에 결론적으로 '비즈니스 블로그 서밋'은 결국 파이를 키우기 위한 무림동맹의 느낌이었다. 

언젠가 이 소셜마케팅관련하여 대한민국의 역사가 씌여진다면 이 '비즈니스블로그서밋'은 반드시 언급되어져야 할 행사라 생각한다. 더불어 태터앤미디어의 역할 또한 이 비즈니스 파이를 키우는데 분명 큰 역할을 한것이 사실이다. 


계속되었으면 2010년에 철산엔터테인먼트 오세정대표의 '전국블로거노래마당'사례발표를 통해 나도 뭔가 메이저가 될 수 있었는데...아쉽...기는 개뿔... 안되는놈은 안되는거다. 암튼 이런 행사는 배운다기보다는 공유와 네트워크가 메인 목적이 되버리는것이 사실...;; 


당시 2008 비즈니스 블로그 서밋 후기



그렇게... 이 업계의 파이가 급속도로 커지는 시점과 동시에 '샤우트코리아'에 난 입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