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사에서 일 좀 했다고 깝치지 마라.
인간오세정(~2015상반기)
이 말은 한 8개월전쯤 나 스스로에게 한말이다.

내 사회생활은 '메타컴'이라는 PR Agency였다.
어떤 클라이언트를 맡아서 그들의 일을 대행해주는게 일이었다.
(물론 컨설팅과 거룩한 메시지를 통한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거라고 스스로 말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처럼 지식산업에 대한 가치가 낮은 나라에서 뛰어난 선수 몇몇을 빼고는
그냥 대행이지 싶다)

1년차를 넘어설때쯤부터 클라이언트의 홍보팀이나 마케팅팀에 대해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저 녀석들은 대기업다니면서 저렇게밖에 생각 못하나..."

그러면서 무진장 까대기 시작한다.
'저 멍청한 것들', '인하우스니까 저래', '고여있는 물', '공부는 안하나'...
주변에 동기들과 매우 자주 자기 클라이언트는 찌질하다는 이야기를 무지하게 했었다.

그때, '황코치'가 '메타컴' 과장이었는데, 이상하게 '황코치'는 별말이 없더라...

그걸 8개월전쯤 확실히 깨달았다.
나의 경솔함과 찌질했던 생각에 대해 지금도 내가 깠던 클라이언트들에게 50%이상은 미안하다.
(뭐 실제로 찐따같은 클라이언트도 있었을테니 50%정도만...)

기업 내부에서 책임을 지고 담당하는 것과, 대행사에서 일을 하는것은 천지차이...

원론적으로 말해서,
"그럼 니가와서 책임지고 성과를 내봐"라고 할때, 확실하게 할사람이 몇이나 될지 의문이고,

현실적으로 말해서,
그 수많은 상황과 의사결정체계를 다 거쳐서 생각대도 되는게 쉽지 않다는거다.

뭔 기업의 위기사례만 터지면,
왜 이렇게하느냐, 이렇게 해야지, 저렇게 해야지 라는 인간들이 많은데...
그 기업에는 그런 선수가 없어서 그렇게 못하겠나...;;

그렇다고 모든 대행사를 무시하거나 인정안하는 것은 아니다.
대행사에서도 초특급 선수들이 많을테니까...

그런데...
년차도 짧으면서 뭘 안답시고 깝치는 나같은 사람들의 대한 반성과
아직도 그렇게 많은 인간들이 전문가인마냥 잘난척하는걸 보면... 솔직히 모르겠다.
진짜 실력이 있어서 그런건지...어떤건지...

대행사생활 몇년이 지나니까 인하우스 사람들이 일하는게 눈에 보이기도 하고,
전체적인 조직의 구조가 보이니 서서히 이해하겠단 말이지...

나도 한 1년전까진 참 블로그에 글도 예쁘게 쓰려고 노력하고 했었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고 있다. 블로그 본연에 맞게 그냥 내생각을 끄적끄적...
에코야가 글 길게 쓴다고 머라해도 ... 얌용햄이 이미지 안넣는다고 뭐라해도...

이래서 경험이 중요하고, 아직도 갈길이 멀다...휴우...

#. 비유하자면

내가 군생활하던 철원의 보병들은 정말 군인같다. 
매일 반복적으로 훈련하다보니 상병쯤되면 거의 귀신이다.

어떤 소대에 육군사관학교출신 소대장이 임관한다.
아무리 똑똑하고 육사출신이라고 해도, 실제로 임무를 받고 소대를 이끌라고 하면,
어리버리다. 일병보다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군대짬밥이란 말이 있듯...절대 무시 못한다.

이론적으로 이러쿵저러쿵해도...
어쨌든 온라인에서 수익 잘내고, 잘 팔고, 좋은 사례 만드는애덜을 이길수 없다...;;

아...부러워 저런애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