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면접을 보러다니면서 느끼는점
인간오세정(~2015상반기)
백수생활한지 딱 한달이 지났다.
사실 이제부턴 좀 본격적으로 구직활동을 해야할 것 같은데,
이놈의 귀차니즘때문에 그냥 별반 다를건 없을 것 같다. 

몇군데에 이력서를 넣었고 몇군데에서 연락이 오거나 몇군데에서 면접을 봤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딱 이곳에서 정말 일을 하고싶다'라는 생각보다는 아직 쉰지 한달밖에 안되었다는 자위적인 생각으로 그냥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


#1. 이력서 넣을곳이 없다.

에...요즘 하루에 한번정도는 잡코리아를 보고 있다.
주로 '온라인 마케터'를 채용하는 공고를 본다. 뭐...이유야...'소셜미디어'담당자를 아직은 뽑는 기업이 거의 없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올라오는 공고가 지식인이나 카페/블로그 운영담당자를 뽑는게 대다수더라...

난 시대를 잘못 태어난걸까...아직은 때가 아닌것인가...ㅎㄷㄷ


#2. 전화와서 다짜고짜 면접보고하는 경우

맨처음 내가 '구직공고'를 내 블로그에 썼을때 쥬니캡님이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써주셨다.
그리고 그날 바로 어떤 사람이 전화가 오더라.

"쥬니캡님 트위터보고 연락드립니다"

일단 쥬니캡님 팔로워에 트위터리안이라는 생각에 업계에 내가 모르는 선수인가 보다라는 생각으로 전화를 받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온라인 광고회사에서 요즘 블로그가 뜨니까 그놈의 '블로그 마케팅'을 하려고 사람이 필요한 것 같더라...

그런데 이사람 자기회사 이름도 말안해주고 다짜고짜 언제 면접볼수있느냐...

이런 전화 한 4-5통 온것같다...
그때마다 또 성격있는 철산초속은...

"전 지금 어떤 회사인지 어떤 업무를 해야하는지도 듣지 못했는데 제가 어떻게 면접을 봅니까?" 라고 말한다.


#3. 풀을 뜯지 않는 면접일화 1 - 네이버에 아는 사람 있나요?

몇군데 면접을 보는데, 재밌다. 
그리고 대부분 답답함을 느낀다. 그렇다고 면접에서 '풀을 뜯진 않는다'
조금만 더 그들의 비위를 맞쳐주면 붙을 확률이 높겠지만 어차피 붙어도 제대로 일할 수 없는 곳이니머...

어떤 어학원 면접을 보러갔는데, 그러더라

"네이버에 아는 사람있나요?"

뭘...원하는지는 알겠다. 하지만 이렇게 대답했다. 

"네이버를 제외한곳에 사람들은 아는 사람 많습니다"

에...그곳은 와이프로거들에게 돈주고 똑같은 리뷰를 쓰게 하는 곳이었는데, 
그것에 대해서도 한마디 해주었다. 당신들 이러다가 솔직히 말해서 나같은 사람이 이거 까는거 블로그에 쓰면 어쩌려고 이러냐...와이프로거가 영어학원이랑 뭔상관이냐...돈주고 이런짓하지마라...요즘 커뮤니케이션은 이런걸로 안된다...등등등....


#4. 풀을 뜯지 않는 면접일화 2 - 돈안드는 홍보하려고 온라인마케팅합니다.

여긴 어떤 학교같은곳이다. 
솔직히 여긴 면접을 보러갔는데, 왠 아저씨들 두분이 들어오셧다. 
네명이서 면접을 한꺼번에 보더라. 
처음 질문 몇개를 듣고, 난 계속 히죽히죽 나오는 웃음을 참을수없더라.

이력서에 있는 내 이력은 보질 않고, 고향과 나이와 종교와 주량을 물어보더니 가장 잘하는게 무엇이냐고 묻길래..."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입니다라고 답했다. 뭐 물론 "온라인 전체 마케팅에 전문가"입니다라고 말할수도 있겠으나 그냥 풀뜯기 시러서 그렇게 말했다.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더라...다른 세명도 똑같이 종교나 개인신상을 물어보고 끝...뭐지?

그러더니 마지막에 그러더라...
돈안다는 마케팅하려고 온라인 마케팅을 하는거다. 
지식인 경험은 많으냐? 우린 지식인 잘해야한다. 
여기오면 다시 군대온다는 생각으로 와라...

하지만 그것보다 더웃긴건...바로 그다음에 이사장면접을 보러갔는데, 
그때 내 옆에있던 친구가 한말...

"카페나 블로그...이런거 아무나 다합니다...아줌마도 합니다.그런게 중요합니까?"

정말 뒤통수한대 때려주고싶더라.
기회의 평등과 결과의 평등을 전혀 모르는듯...

실무자 아저씨들이 아무것도 모르는곳이라 그냥 입꾹다물고 있다가 비웃어주고 나오려고 했는데, 도저히 못참겠어서 이사장면접에서 신나게 떠들어댔다. 

그랬더니 전화와서 내일 면접을 다시보잔다. 학교 발전방안좀 써오라고한다. 
너무너무 귀찮아서 가지말까 하다가...아예 그냥 피티를 만들었다. 
가서 주저리주저리 떠들다 와야겠다...
이건 뭐랄까...붙기를 원한다기보단...재미난 사례하나라고 생각해야하려나...


결론적으로다가...

내가 잘났고 그들이 못났다는것도 아니고, 
그들이 바보 멍청이라거나 내가 앞서간단 이야기도 아니다. 
나야 대행사에서 맨날 컨설팅이나 대행업무난한거지...내가 실제로 했던 사례가 뭐가 잇는가...

아직 한달밖에 쉬지않아서 급하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면접보러가는게 그리 재미있을수가 없다. 무언가 나의 사례, 나의 경험을 쌓고자 하여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을 하려고 하는데, 이거야원...어떻게 '소셜미디어'라는 말을 제대로 들어본사람도 없을 수가 있는지...
어떻게 지식인이 아직도 가장 중요한 업무가 되고 있는지...

새삼 지식인의 파워를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다...ㅎㄷㄷ 무서운 지식인...

정말 이러다보면 갈때가 없을것 같다....ㅋㅋㅋ 결국...풀을 뜯어줘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