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마케팅' 어떻게 해야해?
인간오세정(~2015상반기)
돌아보면 참 웃기는 일이지만 불과 한 3년전만해도 PR Agency란 곳에서

"조중동 기획기사 한줄 나오는거보다, 네이버 메인에 나오는게 훨씬 좋지않아요?"

라고 말했다가 무시당하며 저런 근본도 없는 놈(난 행정학전공)이니, 기본이 안되있는 놈이니, 공부좀 하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그때의 그 사람들이 지금은 반대로
"블로그 어떻게 해야하냐" 라던가 위의 제목과 같은 질문을 많이 던진다.

아무래도 Agency에선 당연하리라 생각한다. 왜냐면 기업들이 당연히 관심을 가지니까...

어제도 '아는여자'가 제목과 같은 내용으로 구체적인 메일을 보냈는데,
이건 메일로 답장을 해야할 것이 아닌 것 같아서 월요일날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했다.

왜? 제발 잘못된 접근으로 블로거들 사이에서 PR Agency가 욕먹지 않기를 바랬으니까...

암튼 그 이야기를 먼저 블로그에 써보고자 한다.


들어가는말.
-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블로그 마케팅'이라는 방법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음
- 나는 블로거이자 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양측을 다 이해하는 회색분자임
- 그리고 '블로그 마케팅'에 방법론은 없다고 생각함
- 따라서 이게 정답은 아님.
- 그냥 메일을 보내온 '아는여자'의 수준과 상황에 맞게 써보려고 함



1. 모르면 일단 공부해라.

일단 '아는여자'의 메일을 보고 나는 기겁을 했다.
그런식의 요구조건이나 그런식의 방법등으로 진행했다가는 그 결과가 참혹했을 것이다.

많은 기업이나 대행사들이 아직도 이렇게 블로거들에게 접근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먼저 시작한게 아니라 나에게 물어보는 메일이었지만 말이다.

전혀 상황을 모르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면 공부를 해라.
언제그걸 다 공부하냐고? 많은 시간 투자하는게 중요하지만 그게 안되면 하루만 열심히 공부해라. 그러면 적어도 욕먹을 마케팅은 하지 않을 것이다.

"IT블로거 아는 사람있냐?"(참고로 IT제품기업임) 라고 말했을때,
"아니" 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어디있나?

누구한테 어떤 타겟에게 어떤 기준을 가지고 할지 결정도 안된 상태에서 '블로그마케팅'을 한다는건 말이 안된다.

관련주제의 블로거가 누가 있고,
이들의 포스팅은 주로 어떻게 쓰고 있고,
기업제품의 리뷰나 체험후기등은 어떤 식으로 쓰고,
또 다른 경쟁업체의 리뷰활동은 어떻고, 
블로그 마케팅의 실패사례는 어떻고,
따라서 어떻게 해야할지,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블로고스피어'를 분석하는 공부는 당연하다.

나의 경우에는 뭐...매일 공부중이긴한데 뭐 이럴필요까지는 없고...난 R&D팀이니까 그런거고...



2. 자신들의 제품을 과신하지 말라.

그 다음의 문제는 제품에 대한 리뷰 문제인데, 나는 결정적으로 그 '아는여자'네 기업의 제품의 성능을 전혀 모른다. 기업입장에서는 제품을 증정하는데 당연히 좋은 리뷰가 나오겠지...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블로거의 입장에서는 모르는 일이다.

실제로도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제품리뷰문의를 많이 해오는데,
그들의 입장에서는 이게 정말 좋은 제품일지라도 블로거들이나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다른 제품들과 비슷하거나 몇가지 추가적인 기능정도만 들어간것에 불과하다면 별다른 메리트가 없다.

제품에 자신이 없으면 안하는게 낫다.
그냥 다른 바이럴이나 기사같은걸로 아름답게 포장하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특히 IT쪽 블로거들중 인지도 있는 블로거들의 경우 그 수준은 매우 높다. 대부분 '마케팅'팀이나 '홍보'팀에서 컨택할텐데 단언컨데 그들보다는 더 많이 알고 더 높은 수준이다. 

나의  경우에는 클라이언트가 의뢰가 오면 먼저 친한 블로거에게 물어본다.
이런이런 제품이 있고, 이게 이런이런 특성이 있는데 이게 리뷰제품으로써 메리트가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렇게 이야기하다보면 내가 모르던 부분도 알게되고 현실적으로 들을 수 있다.



3. 리뷰내용은 자율에 맡겨라

뭐 원론적이다 라는 말을 하겠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것중에 하나다.
그냥 자율에 맡겨라...그렇다고 부정적인 리뷰를 하거나 비난을 더 하지는 않는다.

원래부터 부정적인 면을 쓰려고 마음먹은 블로거라면 자율에 맡기던 약간의 통제를 하려고 하던 다 쓰게 되어 있다. '자율'에 맡긴다고 블로거들이 더 안좋게 쓰거나 그렇지는 않는다.

다만 간혹가다 뭘써야할지 모르겠다는 블로거들이 나올수도 있다. ㅋ
그럴땐 아이템을 주기도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이게 블로그 마케팅을 진행하는 업계의 인간이 아닌 한명의 블로거로서 마지막 마지노선이다. 클라이언트측이 이런이런 내용이 들어갔으면 좋겠다 라고 말하던가 각각의 주제를 정해준다던가 이런다면 하지말라고 하고 짬시키고 있다.



4. '영향력 + 니즈'를 고려한 타겟팅

이건 IT가젯쪽만 해당하는것은 아니고, 모든 '블로그 마케팅'에 있어서 그럴것이다.
당연히 기업입장에서 방문자수와 구독자수가 많은 블로거들을 컨택하고 그들과 함께 일을하면 좋을 것이다. 그런데 당신이 기업의 담당자라면 '리뷰의 질'도 따질 것이다.

아주 유명한 블로거라고 해서 제품을 주고 알아서 써주세요 했는데 리뷰가 형편없이 나오면 기분이 나쁠거 아닌가?

예를들어 정말 유명한 블로거가 리뷰를 썼는데, 귀찮은게 확 보이는 성의없는 리뷰가 나왔다. 전화해서 고쳐달라고 할건가?

그런것을 줄이기 위해서...
아니 원래 원칙적으로 제품리뷰라는 취지에 맞는 것이지만...

영향력만 고려하지말고 정말 그 제품이 필요한 블로거들을 찾는게 좋다. 영향력이라고 평가하는 방문자수가 자꾸 걸리면 어느정도 기준을 세워놓고 그 이상만 되는 블로거중에 이게 정말 필요한 블로거들에게 리뷰를 진행해야 '진짜리뷰'가 나오지 않을건가?

나의 경우에는 두가지다.
먼저 내가 친한 분들이 많은 주제의 제품이라면 그 블로거들에게 먼저 물어본다. 이런 제품있는데 혹시 관심있으시냐고 말이다. 그래서 관심있는 분들이 있으면 그분들을 우선으로 리뷰를 진행한다. 그런데 이런건 블로거들과 어느정도 네트워킹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되는거고...

두번째로 내가 친한 분들이 많이 없는 주제의 제품...뭐 예를들자면 와이프로거들이나...이런...경우에는 같은 제품이나 경쟁사 제품의 리뷰를 일단 찾는다. 그리고 그 리뷰에 달려있는 댓글을 보는데, 그중에서 정말 그 제품을 간절히 원하는 댓글을 찾는다. 그리고 그 블로그를 들어가보고 그 블로그를 분석한다. 어느정도 건강한 블로그인지, 이분이 아직 그 제품을 가지지 못하셨는지, 경쟁사 제품을 혹시 사용하고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컨택을 한다.

솔직히 실제적으로 말하면 이런분들이 리뷰는 성심성의껏 더 잘 써주신다. 비록 노출수나 영향력은 좀 떨어질지 몰라도, 어차피 수많은 웹상의 페이지 하나는 장식해주시는 거니까 지속적으로 검색이던 뭘 통해서 노출이 될 것이다.



5. 기자관계보다는 더 감성적으로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PR Agency가 먼지 모른다. 무식해서 모르는게 아니라 '대행사'는 다같은 '대행사'들이라는 거다. 위에 들어가는말에 잠시 썻지만 내가 이런 '블로그 마케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이건 PR Agency만이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닌것이다.

왜 항상 말하지 않나...키메시지, 전략, 전술....커뮤니케이션 어빌리티 등이 전혀 필요없을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PR Agency는 기업과 언론사이에서 기자관계하듯 블로거관계를 가져가는게 좋을 것 같다.

필요하면 직접 만나보시라. 이건 강력추천하지만 '기자미팅'만이 아니라 '블로거미팅'도 나가서 열의를 보여주라 이거다. 블로그 백날 분석해봤자 실제 블로거 만나보면 전혀다르다. 생각도 직접들어보고 뭘원하는지도 들어보고 확신하지만 절대도움이 된다. (뭐 개중에 전혀 도움안되는 경우도 있긴 하겠지만)

보통 기자들과의 관계를 가깝지도 멀지도 않는 그런 관계라고 하는데, 블로거관계는 조금 더 가깝고 감성적으로 하는게 좋은 것 같다.

나의 경우에는 블로거들이랑 놀때 난 업계사람이 아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자꾸 나보고 비즈니스적인 애티튜드가 없다고 뭐라하는데 블로거관계에 있어서 비즈니스적인 애티튜드는 별 쓰잘데기 없다. 난 순수하게 블로거일뿐이고 회사에서 법인카드 들고 '블로거미팅'을 나가는 경우에도 업무이야기는 한마디도 안할때도 많다. (걸리면 안되는데...허허)



6. 기업은 그냥 자기네들과 코드가 맞는 블로거들과 관계를 맺는게 좋다.

요즘에 말이많다. 개념없는 기업, 그리고 개념없는 블로거...
양쪽에 다 발을 담그고 있는 나로서는 백번 이해하는 말들이다. 다 그런건 아닌데 간혹가다 그런 경우가 있으니까...

기업측에서 생각해보면 블로거는 기자가 아니다. 따라서 담당출입처도 없고 그냥 맘에 안들면 안쓰면 그만이고 싫으면 싫다고 하면 그만이다.

기업도 좀 그랬으면 좋겠다. 막 이름있다고 유명하다고 그 블로거 붙잡으려고 그러지 말고 자기네들과 코드가 맞는 블로거들하고만 관계를 지속적으로 가져가면 되는 것이다.

블로거들도 바쁘다. 여기저기 다녀야하고 다른 기업이랑 일할수도 있고...
자기네 기업과 맞는 코드...
관심이 많다거나, 좋게 평가해준다거나, 개인적으로 친분이 생겼다거나...
이런 블로거들이랑 좋게 관계를 장기적으로 가져가는게 훨 낫다.

유명하다고 다 잡으려고 하는건 아니다.
레알마드리드의 갈락티코도아니고...그냥 멘시티정도되면 된다...


결론, 쓰다보니 또 추상적이 되버렸네...점심시간이 코앞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