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절필(絶筆)... 그 후...
인간오세정(~2015상반기)
성철스님이 열반하실때 남기신 말씀 중에 맨 앞부분이 다음과 같다.

生平欺誑男女群하니
彌天罪業過須彌라

일생동안 남녀의 무리를 속여서
하늘 넘치는 죄업은 수미산을 지나친다

그 대단하신분이 실제로 남녀의 무리를 속였다고는 생각되어지지는 않고,
원래 기독교신자라 이 말의 깊은 뜻을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사실 글자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나도 블로그를 하면서 이런 심정이었다.

불과 몇달전에 쓴 포스팅을 돌아보면 그때는 생각이 달라졌었고,
또 틀린 내용도 많았지만 ... 이 블로그는 내가 업계에서 그때 당시에 생각하고
성장해가는 과정을 쓰는 블로그라 생각했기에 그냥 놔뒀었다.

그런데, 누군가 어떤 분들이 그런 글들을 보고 댓글을 남겨주시거나,
이야기를 하시면 정말 손발이 오그라들 뿐이었고...

언젠가부터 업계에 사람들을 신경쓰며 포스팅을 하고...
언젠가는 전문가 브랜드를 만드려고 노력도 하고...

그러다보니 이제 '소셜미디어'를 연구하려는 분들에게 세치혀로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고민도 많았었다.

결론적으로,
나도 철없을땐 그랬지만,
'말'로 하는 것과 '행동'으로 보여주는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 머리속에서 이해하는것,
- 머리속에 있는 것을 말로 표현하는 것,
- 다른 누군가를 이해시키는 것,
- 실제로 성과를 보여주는 것,


위의 네가지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래서 직접 자기가 사례가 없는데 말이나 블로그에 글로 떠드는건 너무 웃긴일이고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대행사 쥬니어들이 기업은 어떻게해라 라고 블라블라하는것...
난 그 짓을 못하겠더라...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기업 내부의 소셜미디어 담당자들의 우리나라의 최고 전문가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변함이 없다.
밖에서 봤을때는 당연히 아쉬운게 많겠지만 그 기업내부의 조직문화가 모두 소셜미디어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텐데 그 수많은 의사결정체계를 뚫고 무언가 성과를 낸다는것은...
나같은 대행사에서만 있었던 사람들은 전혀 모르는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블로그에 글을 못쓰겠더라...

<문명5 유저들은 빵터질거야...응? ㅋㅋㅋ>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들이 소위말하는 하이테크를 탈때 나는 실제로 온라인의 민심이 뭔지가 궁금했다는것이지...

나도 슬라이드쉐어에서 자료도 무지보고, 어려운단어도 쓰고 해봤지만...
나는 마케팅이던 웹기획이던 온라인에서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면 '온라인의 민심' 이라고 표현한
'소셜라이징'되어 있는 곳에서의 문화나 사람들의 특성, 행태등을 아는게 먼저라고 생각했으니...
주변에서 똘아이라는 이야기도 듣고, 왜 그런짓을 하느냐라는 말들을 듣기도 많이 들었다.

예를들어, 철산초속과 블로거들 모임이라던가, 철산초속 퇴사기념 삽겹살파티라던가...
블로거 농구대회라던가... 그들한텐 이상한 짓일지 모르겠으나 나는 나름대로 모든게 실험이었고,
그 실험의 결정체가 '전국블로거노래마당'까지 흘러간 것이었다.

왜냐면 계속 내 마음속에서 날 때리는 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니가 그래서 책임지고 A부터 Z까지 해서 성공한 사례가 뭐가 있냐?
이론적이고 말로만 떠드는 것은 무지하게 쉽다.
언젠가 니가 기업의 온라인 마케팅이던 커뮤니케이션이든지를 담당하게 될때
니가 책임지고 성과를 낼 수 있느냐?"


혹시 지금도 기업비난하기 좋아하고 쉽게쉽게 말하는 업계의 후배들이 있다면,
위의 질문에 대한 확고한 답이 내려질때 해도 늦지 않는다고 본다.

난 내가 전문가라고 생각지 않지만...
요즘엔 자기들이 전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보인다...
몇몇 만남이나 대화를 통해서 그런 경험이 너무 많다...

또 얼마나 많은 남녀의 무리를 속이며 살아갈지...

어쨌든 간에...
갑자기 이런 글을 블라블라 쓰는 이유는...

이제는 나이도 어느정도 먹고 있고...
블로그에 글 쓰는게 남의 눈치안보고 글을 쓸 수 있는 상황이 된 것 같아서...
앞으로 열심히 써보려고 한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