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신림동 순대타운 아주머니처럼 해라
인간오세정(~2015상반기)

신림동 순대타운 3층에 가면 '순창'이라는 집이 있습니다.
순대타운에는 주로 '백순대'를 먹으러 가지요....

1년쯤 전엔가 '에릭'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교회후배가 저를 이곳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그 뒤로 저는 여기만 갑니다.

'에릭'이 이곳을 오는 이유는 '식혜' 때문이었습니다.
아주머니에게 식혜를 달라고 하면 식혜를 주거든요.

뭐 소문에 의하면 사실 이런건 관행상 불법(?)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순대타운의 상인들이 손님들에게 음료수는 기본으로 주지만 다른건 주지말자는 합의가 있다는 소문이지요.

그러나, 제가 이곳을 찾는 이유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사건 순서별 스토리로 구성해봤습니다.


1년전, 처음 갔을때의 충격


1. '블로그'로 대화하십시오

제가 이곳에 처음갔을때, 저는 '소셜미디어'업계로 나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당시만해도 PR Agency의 동기들도 '블로그'라는게 유행이 되고 말거라며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었지요.

그런데, 약 1년전 이곳에 갔을때, 아주머니가 저보고 하신 첫 말씀이...

"제가 블로그를 운영해요~" 라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내가 블로그 업계에 있다는 것을 아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었지요.

여하튼 아주머니는 블로그에 댓글도 달고 사람들이랑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2. '검색엔진상위노출'로 어탠션을 유도하십시오

그러나 더욱 충격적인것은 그 다음 말이었습니다.

"제가 쓴 글이 특정 글로 검색하면 제일 위에 나와요~"

아놔...이건 멉니까, SEO랑은 약간 다르겠지만...
당시에 네이버나 다음에서 블로그 카테고리 상위노출 방법은 제가 간간히 써먹던 비즈니스 모델이었는데,
어떻게 신림동 순대타운에서, 그것도 이 주인아주머니가 그런걸 안단말입니까...


(주인 아주머니입니다. 그나저나 전 양복입으니까 좀 잘생겼네요)


며칠 전 다시 갔을때 확인한 추가 정보


3. '투명'하게 대화하십시오

며칠전에 가서는 일부러 아주머니의 온라인 활동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았습니다.
이런 저런 대화중에 아주머니가 그러시더군요.

"사람들이 우리 아들이나 딸들이 하는줄을 알아...."

그렇습니다.!!ㅋ 아주머니는 직접 하시는 겁니다.
모든 댓글이나 글을 쓰는거에 있어서 자신이 직접 한다고 하십니다.
사람들이 아주머니가 직접하는게 아니라 아들이나 딸들이 대신할거라고 말하는게 싫으시다고 하시더군요.
고스트블로깅같은건 안하시는 분이십니다.


4. '소비자'스스로가 입소문을 낼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드십시오

개인적으로 바이럴 마케팅을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좋은 컨텐츠를 만들어서 확산시키는 것은 매우 좋은 비즈니스지요.

그러나 대부분 그 '확산'을 억지로 시키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거든요.

아주머니는 '컨텐츠'를 주십니다.
여기서는 '고객감동'의 서비스라고 해야할까요?

식혜도 그렇고, 반지고리던가 머 그런것도 주시고, 좋은글이 있는 책도 주십니다.


이건 며칠전에 갔다가 받은 책입니다.
책 앞면에 일일이 손글씨로 편지를 써놓으셨습니다.

이런, 감성을 자극하는 컨텐츠를 주시니 저도 지금 이렇게 포스팅을 하고 있습니다.


So what?

사실 오늘 잠시 시간을 내서 검색을 해봤습니다.
'신림동 순창' 이라던가 '순대타운 303' ..등의 검색어로 검색을 해봤는데,
아주머니 블로그는 못찾겠더군요. 혹시 운영을 안하시는건지...아시는분은 가르쳐주시고...

어쨌든 포털에서 위와 같은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많은 담론들이 나옵니다.
블로그, 카페, 지식인 등등에서 이야기가 오고가고 있고, 또 아주머니가 달아 놓으신 댓글들도 자주 보입니다.

매출이 다른 곳보다 많은지는 확인을 안해봐서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 아주머니가 온라인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거나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거나 하지는 않았을겁니다.

다만,
소비자(여기선 손님이겠네요)의 입장에서 그들에게 진실되게 정보를 전하고,
대화하려고 한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위에 열거된 내용들은 몇가지 포인트일 뿐이고 더 많은 것들이 있을테지만,
주인 아주머니의 사례를 보면서 느끼는건, 기술보다는 마인드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순대타운을 가면 '순창'303호를 가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