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블로거 리스트'의 의미
인간오세정(~2015상반기)

난 PR AE로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소위 말하는 '미디어 릴레이션',
그 중에서 정말 꼬꼬마들이 하는 '기자컨택'등의 일을 했었다.
물론 지금도 '미디어 릴레이션'이라고 부르기에 무방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 내가 '컨택'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기자'가 아니라 '블로거'로 바뀌었을 뿐이다.

짧지만 나름 기자컨택도 해보았고, 지금은 블로거컨택을 하는 입장에서 뭐가 다른지 생각나는데로 적어본다.


기자 리스트 VS 블로거 리스트

(회사나 동료에게) "유통쪽 '기자리스트'좀 주세요"
이러면 대부분 준다. 물론 까칠하게 안주는 경우도 있다.
그럼 내가 만들면 된다. '뉴스'검색에서 관련 단어를 치고 매번 나오는 기자이름이 있으면 그사람이 담당이다.
한 언론매체당 2-3명이 있을 수 있다.

애메한건 언론사에 전화해서 직접 물어본다.
약간 까칠하지만 잘 가르쳐 준다.

"IT블로거리스트 좀 주세요"
라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물론 나에게 부탁한 사람들은 있지만...

그러나 뭐랄까...블로거의 입장에서 아직까지는 블로거를 리스트화해서 관리한다는것이 난 좀 그렇다.
그래서 따로 가지고 있지 않으려 한다.

솔직히 매일 이바닥 들여다 보고 있으니 왠만한 블로거들은 머리속에 다 들어있다.



1. Hierarchy

'기자리스트'는 영향력 순위가 정해져있다.
'조-중-동-매경-한경'을 기본으로 그 뒤로 넘어간다. 
이건 발행부수라는 확실한 자료가 있기 때문에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블로거리스트'는 영향력 순위가 없다.
방문자수 비공개도 많고, 구독자수 기준도 다르다.
방문자와 구독자로 그 '영향력'을 평가할 수는 없다.

그리고 원론적으로 블로그의 영향력이 계량적으로 증명된 것은 없는 것 같다.

누구의 기준으로 순위를 정한단 말인가?
어차피 만드는 사람의 순위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블로거들에게 괜히 난 미안해지는 것이고, 리스트화 하기가 싫다.

난 거의 다 1 tier 로 분류해 놓는다.
다 중요한 사람들이고 블로거들이다.



2. Interest

'기자'들은 출입처가 있다.
유통, 산업, IT, 게임 등등 자신이 취재해야할 범위가 있다.
그리고 '기자'는 직업이다.
자기의 적성에는 조금 안맞을지 모르고, 관심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자기 분야에 대한 기사를 써야 한다.

'블로그'는 어떨까?
사실 이 부분이 너무나 블로거를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다.
'블로거'를 인간이 아니라 너무나 툴적으로만 생각한다고 해야할까나...

예를들어 IT를 주제로 하는 블로거는 무지하게 많다.
그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아는가?

큰 오산이다.

그 블로그의 태그와 포스팅을 무수히 보고 판단했다하더라도
실제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전혀 다를 수가 있다.

블로거의 관심사를 대충 블로그 한번 쓱 본다고 다 파악했다고 생각지 말자.


그래서 리스트에 대한 결론은,
난 이렇게 하고 있다.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들은 꼭 리스트를 먼저 요구한다.
아마도 기자리스트에 익숙해서 일지 모르겠지만....

그럴때마다 리스트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을 한다.
리스트는 언제나 수정될 수 있다. 

추가되고 빠지는게 '블로거 리스트'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블로거 리스트'는 1회용이고 한번쓰면 버리게 된다. 

'기자리스트'처럼 보도자료 뿌리기 전에 한번에 쫙 뿌릴 수 있는,
아니면 이 제품은 이 블로거리스트면 되니까 한번에 쫙 연락할 수 있는,
그런게 아니다.

단지, 지난 행사나 지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블로거 리스트'일 뿐이다.

'리스트'에 의존하지 말지어다.